빅 데이터 시대의 수필, 그 방향과 전망

                                                                                     김종회 문학평론가

                                                                          한국수필가협회 창립 50주년 기념 심포지엄 발표

1. 빅 데이터 시대, 새로운 산문시대

2. 디지털 문화이론과 문학의 좌표

3. 수필 원론으로 돌아가서 글쓰기

      아드 폰테스 (Ad Fontes) : Back to basic

*수필의 개념적 정의는 ‘마음 가는 대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특별한 글’

*좋은 수필은 인생에 대한 철학적인 토대를 갖추고 있는 글

*수필의 문학성 특성 가운데 가장 앞서는 것은 개성 그리고 다양성

*수필의 독자적인 특성은 앞서 언급한 ‘무형식의 형식’

*수필을 수필답게 하는 특성 가운데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유머와 위트

*수필에서 활용되는 문학적 상상력은 직접적인 삶의 자양으로 기능

4. 시대정신을 반영한 수필의 향방    

 정말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인식에 대한 성찰이 어떻게 창작실의 책상머리에 반영되고 글쓰기의 실제에 적용될 수 있는가에 있다. 

 수필의 소재, 구성, 발화, 주제 등이 상호 조응하여 한편의 수발한 작품을 산출할 수 있도록 잘 감리하는 일이 눈앞에 있는 것이다. 이것은 시대적 상황을 수용하면서 좋은 수필을 쓰는 방도를 말한다

글쓰기 행위에 앞서,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의 전환과 혁신이 먼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버릴 것은 버리되, 그러나 지킬 것은 또 견고히 지키는 선택적 시각을 균형성있고 조화롭게 가지고 있어야 하겠다.

온고이지신

 새로운 세계관의 형성, 자아와 세계의 대립에 관한 변혁의 관점, 독창적인 상상력의 가동, 글쓰기의 참신한 방식등이 유기적이며 동시다발로 연계되는 진취적이고 전략적인 창작의 길을 내다보아야 한다, 좀 과격한 말이지만, 놀랍지 않으면 버려야 한다.

 과거 한 시기에 대중문화나 상업주의 문학은 ‘악한 문학’으로 타매되던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다르다. 이 영역은 어느덧 대중 친화의 날개를 달고 ‘문화산업’이라는 새로운 도식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미래의 수필은 이 대목에서도 망설이지 말고 과감해야 한다. 오늘의 2022년 8월 6일 토요일문학에는 교조적인 정답이 없으며, 마치 네카의 입방체를 보듯 여러 방향의 관찰이 가능하다.

 사용가치가 절대선이 아니라 교환가치가 새 얼굴로 평가받는 시대의 한 가운데 우리가 서 있는 까닭에서다. 이념이나 운동개념의 문학이 대세를 이루던 한 세대 이전과 비교해 보면 실로 상전벽해의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꼭 덧붙여야 할 항목이 하나 더 있다.  수필 문학의 세계화 문제다. 이는 그 소재나 주제를 확산하여 지리 및 언어의 국경을 넘어서야 한다는 뜻이다.  거기에 우수한 작품의 해외 번역을 통한 국제적 교류 또한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번역은 바다 이쪽에 있는 언어의 집을 허물고, 그 바다를 건너 저쪽 해안에 모양이 다른 집을 짓는 일이다. 그런 만큼 힘들고 수고스러운 터이기는 하나, 그 이상의 성취와 가치가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면, 이를 통해 우리 수필이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하는 행로를 열 수 있다.  다만 여기에 대응하는 작품의 수준이 어떠한가라는 점인데, 이는 각기 개인의 역량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와 같은 일의 개인적 영예는 곧 공동체의 성과에 해당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수필 문학이 ‘한국수필가협회’ 차원에서 견인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작동될 것으로 본다. 그 선한 영향력이 개인의 창작실을 활력 있게 한다면, 이보다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찾기 어렵다. 중국의 명대 격언집 <증광현문>의 한 구절을 빌려 오자면 “장가의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 앞으로의 한국수필가협회가 한국문학에 도저한 하나의 새 물결이 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