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 몇 마리 말려 두어야겠다 / 장영은
입을 옷이 없어서도 아닌데
외출할 때 마다 고민한다
삶도 그렇다
잡다한 관심거리에
시간을 모두 뺏기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일상이라며 모조리 관여한다
바쁘다면 생각이 고를 수가 없다
깊은 사고가 따라 줄 수가 없다
마음이 출렁이기 때문이다
좋은 시를 대할 때 마다
가지런한 시어들을 보게 된다
보들보들하고 간이 삼삼하게
잘 구워낸 생선구이를 떠올리게 한다
3분 만에 끓이는 한 사발의 라면에
생선구이가 웬말인가 해도
오늘은
싱싱한 시어 몇 마리 찾아내어 말려야겠다
2022.02.10
시카고 시니어 클럽 음원시